분류 전체보기55 [과월호] 수이제 웹진 2026 봄/여름 호 차례 (제 9호)머리말 아홉 번째를 내면서: 기술가속주의 철학과 정동민주주의, 그리고 더듬이들 / 김봉률 미학과 비평: 텅빈 눈망울과 바보호랑이한국적 미학은 실재하는 공포와 권위를 해학적 유머로 전복시킨 ‘바보호랑이’에 잘 나타난다. 또한 서구적인 이성 중심의 좌뇌 편향적 시각과 달리, 한국의 전통 시서화는 가시세계와 비가시세계를 통합하여 보는 '눈망울'의 우뇌 중심적 시각을 지향한다.1텅 빈 눈망울 깨우기/ 신현경2바보 호랑이의 역설/ 정병모사유의 눈길: 정동적 놀이정동은 정동하고 정동되는 힘이다. 마수미는 정동이 “더 나은 삶에의, 또는 계속 살아가려는 욕망”이라 한다. 나은 삶에는 지고 이기고가 없다. 우리는 오로지 뒤엉킬 뿐이다.1정동적 놀이, 위대한 정오의 시간/ 김충국2노예 사냥의 초국적 정.. 2026. 4. 23. [9호를 내면서] 기술가속주의 철학과 정동민주주의, 그리고 더듬이들 기술가속주의 철학과 정동민주주의, 그리고 더듬이들 김봉률 (수이제 발행인)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가 정말 빠르게 액셀레이터를 밟고 있습니다. 현재 기술 발전은 “지수적 가속” 단계에 들어갔다고 평가됩니다. 특히 인공지능·반도체·데이터·네트워크 영역에서 그 속도가 두드러집니다.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2배 발전 속도가 몇 달 단위로 빨라지고, 기술가속의 핵심인 컴퓨팅 파워는 2012년 이후 2024 사이 약 10억 배로 증가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데이터 폭발이라고 할 정도로 세계 데이터 규모는 2010년에 2 ZB에서 2025년에 180 ZB로 가속되고 있어요. 산업자동화는 창작과 연구, 번역 등 지식노동영역까지 확장되고 있구요, 군사기술은 데이터와 인공지능 전쟁입니다. 금융권력에서 기술권력으로 이제 기.. 2026. 4. 23. [서평] 하늘을 날아다니는 메두사가 되자—메두사의 웃음 서평 하늘을 날아다니는 메두사가 되자 — 메두사의 웃음 서평송민석(수이제) ‘메두사의 웃음’이라는 제목을 보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메두사의 웃음을 본 존재가 있는가?’였다. 신화 속 메두사는 그와 눈을 마주치는 인간을 모두 돌로 만들어 버리는 무시무시한 존재이기에, 그 누구도 메두사의 얼굴을 보고 살아남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메두사가 웃고 있든, 화내고 있든 상관없이 말이다. 그런 궁금증을 가지고 책을 펼친 나에게 이 책은 예상보다도 훨씬 난해했다. 그래서 책을 다 읽고도 ‘메두사의 웃음’이라는 제목의 의미가 무엇인지 잘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본문을 몇 번 더 읽어 보고, 덧붙여진 「장미 가시 효과」까지 읽고 나서야 어느 정도 제목과 글의 내용을 연결지어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찾은 답.. 2026. 4. 23. [서평]세계는 하나가 아니다 — 『오늘날의 애니미즘』 세계는 하나가 아니다 — 『오늘날의 애니미즘』 김지혁 (수이제)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 전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킨 곤도 마리에(줄여서 곤마리)의 이 유명한 정리법은 특이한 구석이 있다. 그는 쓸모를 다한 물건을 버릴 때 “그동안 고마웠어”라며 다정하게 작별 인사를 건넨다. 곤마리는 물건에도 기분과 감정이 있다며, 벽장 깊숙이 처박혀 잊힌 물건들은 감옥이나 외딴 섬에 갇혀 있는 것이므로 버릴 때는 지금까지 감사했다는 마음을 전해야 한다고 말한다. 곤마리 정리법에서 옷을 개키는 행위는 "언제라도 자신을 돋보이게 해주는 옷을 위로하고, 애정을 표하는 행위"다.곤마리의 정리법은 사물을 단순한 무생물적 수단이 아닌 나와 교감하는 생명력을 지닌 존재로 대하는 21세기의 사상들과 맞닿아있다. 인류학자 오쿠노 카츠.. 2026. 4. 23. [서평] 매혹의 끝 — 『울지 않는 달』을 읽고 매혹의 끝 —『울지 않는 달』을 읽고 손아영(수이제) 이지은의 아동 소설 『울지 않는 달』(2025)에서 세 다른 개체가 만난다. 암컷 늑대 카나와 이름 없는 인간 아이, 하늘에서 떨어진 달이다. 카나는 새끼를 배고 있던 기간 동안 수컷 짝을 잃었다. 혼자서 새끼를 낳았지만 혼자서 기를 수는 없겠다고 판단한 카나는 그 새끼를 다른 암컷 늑대의 새끼들 사이에 두고 온다. 한편, 달은 원래 하늘에 떠있는 존재였다. 땅 위에 살던 인간들이 달에게 매일 소원을 비는 통에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달은 그 시끄러운 날들에 진저리치던 어느 날 땅으로 떨어졌다. 마지막 주인공인 아이는 어느 날 숲에 버려졌다. 이야기는 카나와 달이 버려진 아이를 만나고 그 아이를 보호해야겠다는 결심을 하면서 이어져 나간다.. 2026. 4. 23. [음악자리] 자유를 감당하지 못한 사회, <카르멘>이 남긴 질문 자유를 감당하지 못한 사회, 이 남긴 질문 최이순 (오페라 연출가) 비제의 오페라 은 흔히 격정적인 사랑의 비극으로 소개된다. 돈 호세의 집착과 카르멘의 죽음은 강렬하고, 음악은 관능적이며, 결말은 충격적이다. 그러나 이 작품을 단지 치정과 질투의 드라마로 본다면 우리는 가장 중요한 층위를 놓치게 된다. 이 오페라는 여성의 자유를 향한 의지와, 그 자유에 사회가 어떻게 응답하는가를 집요하게 묻는 사회적 텍스트다.카르멘은 오랫동안 ‘팜므파탈’이라는 이름으로 소비되어 왔다. 남성을 파멸로 이끄는 위험한 여자, 통제되지 않는 욕망의 상징으로 규정되어 왔다. 그런 규정은 편리하기도 하다. 그렇게 이름 붙이면 우리는 그녀의 선택을 도덕적으로 단순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혹하는 여자라는 표지는 사건의 책임을.. 2026. 4. 23. 이전 1 2 3 4 ··· 10 다음